2012년 6월 27일 수요일

‘성추행 논란’ 전병욱 목사 교회개척 ‘시끌’


‘성추행 논란’ 전병욱 목사 교회개척 ‘시끌’ 



▲ 지난 20일 특별새벽기도회에 참석한 신도들이 전병욱 목사에게 안수기도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추종신도 “성추행과 교회개척 별개 문제”
교계 안팎에서 반대목소리 ‘논란 진행중’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여신도 성추행 파문으로 지난 2010년 삼일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던 전병욱(49) 목사가 서울 홍대 근처에 개척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다시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교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전병욱 목사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홍대새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제1차 특별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지난 20일 찾아간 새벽기도회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는 대부분 청년층으로 장년층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전 목사는 2010년 불거진 성추행 논란에 대해 이후 더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교에서도 그는 “사람‧물질‧공간이 늘 부족한 게 개척교회의 현실”이라며 신도들에게 ‘공동체’ 의식 등을 강조할 뿐이었다.

◆교계, 전병욱 목사 목회 복귀 소식에 “유감”

전병욱 목사의 교회개척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삼일교회 당회다. 지난 4월 9일 당회는 제직회에서 전병욱 목사의 사임과 관련한 전후 사정이 담긴 발표
문을 낭독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삼일교회 이광영 장로는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성추행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표현했다. 거액 전별금 지급 논란과 관련해서는 주택구입 10억 원, 만 17년 퇴직금 1억 1천만 원, 생활비 1억 3천만 원, 성중독 관련 치유 비용 1억 원 등으로 총 13억 45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목회가 어려울 것을 가정해 1억 3천만 원을 생활비로 당회에 요구한 전병욱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이에 대해 전병욱 목사는 남동성 변호사를 통해 “성중독 치료가 필요치 않고, 생계비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가족들과만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계언론의 비판보도가 이어졌고, 지난달 14일에는 전병욱 목사를 변호해왔던 정범성 변호사가 홍대새교회 개척에 대한 착잡한 심경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달 7일에는 교회2.0목회자운동이 ‘전병욱 목사 목회 복귀와 교회개척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고 “(전병욱 목사가) 교회개척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기독지성인들, 기독교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대해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18일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전 목사와 신도들을 향해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기윤실은 교회개척이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한국교회를 망신 주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전 목사를 지지하는 신도들에게는 전 목사가 자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병욱 목사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 ‘단순히 안마를 요구했을 뿐’이라며 변호사를 통해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교회개척을 강행했다.

20일 더함공동체교회 이진오 목사는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전말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했고, 현재 다른 피해자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

◆홍대새교회 신도“ 성추행 논란 상관 안해”
이 같은 교계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홍대새교회를 출석하는 신도들은 과거 전 목사의 성추행 논란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설교를 잘하기로 유명한 전 목사에 대한 추종 신도들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경태(가명, 남) 청년은 “그거(성추행 논란)와 이것(교회개척)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승희(가명, 여) 청년은 “설교를 들으면 숨기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성추행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삼일교회를 출석했다는 정종식(가명, 남) 씨 부부는 “전 목사가 잘나가니까 삼일교회에서 시기와 질투를 해서 그런 것이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이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많았다. 개신교 신앙을 하고 있는 주부 김선희(46, 여) 씨는 “딸이 그 교회를 갈까 걱정된다”며 “십계명에도 간음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목사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어디에서든 다시는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무신앙이라는 이승철(47, 남,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씨도 “(전병욱 목사는) 다른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더 구체적인 반대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다. 네티즌 ‘베**’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느라 한동안 문제가 재발하지는 않겠지만,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역적 특성과 홍대 근처라는 지역적 요소를 생각해보면 사건 재발은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쓸데없는 생각 접고 치료를 열심히 받을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 ‘per******’는 “왜 사기꾼-성범죄자들이 목사를 하려는지 알겠다”고 비판했다.

전병욱 목사가 성추행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방이 진행 중이며 교회개척에 대한 교계 안팎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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